올해 11월 27일까지 진행되는 제59회 베니스 비엔날레의 두드러진 특징은 ‘제3세계’, ‘흑인’, ‘여성’이라는 키워드로 압축할 수 있어요. 
특히 이번 비엔날레는 개막 전부터 ‘여성’을 전면에 걸어 주목을 받았는데요, 참여 작가 213명 중 여성 작가가 188명에 달하면서 비엔날레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작가 수가 남성 작가 수를 앞질렀죠. 
시몬 리(Simmone Leigh)와 소냐 보이스(Sonia Boyce) 두 흑인 여성 예술가가 비엔날레 최고 영예인 황금사자상을 받았고, 칠레 출신의 세실리아 비큐냐(Cecilia Vicuña)에게 평생공로상이 주어지는 등 그야말로 ‘여성’이 다 한 비엔날레입니다.
비엔날레는 동시대 미술의 최전선을 다루는 공론장인 만큼, ‘제3세계’, ‘흑인’, ‘여성’에 대한 주목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어요. 
이는 그동안 ‘서구’, ‘백인’, ‘남성’ 위주로 논의되어 온 미술사에 이의를 제기하는 동시에 고착화된 미적 관념을 붕괴시키는 계기가 됩니다.
‘페미니즘’을 현대 미술을 이해하는 키워드로 꼽은 이유는 동시대의 여성 작가들이 계속해서 이 주제를 탐구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과거와 비교해 상당 부분 양성 평등이 실현됐다 하더라도 많은 미술가들은 여전히 ‘여성’을 작품 전면에 부각시키며 목소리 내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느낍니다. 
이번 화에서는 1세대 페미니즘 예술가들의 활동이 어떻게 현재의 흐름으로 이어졌는지 살펴보면서, 페미니즘 미술이 어떻게 새로운 미학과 이념을 구축하고 있는지 알아볼게요.

페미니즘과 콜라주의 결합 '페마주'와 999명의 여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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