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하는 일이 조금 많은 편입니다. 와인 관련 컨설팅 업무 외에 칵테일/위스키 바 'EP', 내추럴 와인 바 'PER', 내추럴 와인 숍 '알레사'를 운영하고 있어요.
세 곳의 사업장 중에서 두 곳이 내추럴 와인 관련 매장이다 보니 자꾸 늘어가는 내추럴 와인과 매장에서의 경험을 어딘가에 기록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블로그에 직접 마신 와인의 사진과 생산자, 지역, 품종, 감상 등을 하나씩 정리하기 시작했는데, 그렇게 기록으로 남겨둔 와인이 어느덧 850 종을 훌쩍 넘었습니다.
현재 매장에는 약 400여 종의 내추럴 와인을 보유하고 있는데, 제가 처음 내추럴 와인에 관심을 가졌던 4~5년 전과 비교하면 새삼 우리나라에 수입되는 내추럴 와인이 정말 많이 늘었다는 게 느껴집니다. 내추럴 와인에 대한 관심이 늘어났다는 방증이겠죠.
다만 내추럴 와인이 기존의 컨벤셔널 와인만큼 대중화됐다고 보긴 어려울 것 같아요. 독특한 풍미와 눈에 띄는 라벨이 관심을 끈 건 사실이지만, 직접 내추럴 와인을 경험하신 분이나 그 안에 담긴 스토리까지 잘 알고 계신 분들은 많지 않거든요.
내추럴 와인이 잠깐 반짝했다가 시드는 유행이 아니라, 일종의 문화나 장르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시리즈를 씁니다. 내추럴 와인 판매자가 아닌 소비자 입장에서요.
개인적으로 내추럴 와인을 정식 기관이나 기업에서 공부한 적은 없어요. 커리어를 주류 업계에서 시작한 것도 아니예요. 사업장을 운영하며 주류의 트렌드가 될 거라고 생각한 내추럴 와인을 경험하려고 2018년 무렵부터 일본 유명 내추럴 와인 바들을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일본어를 한 마디도 하지 못해 구글 번역기에 '요즘 사람들이 많이 마시는 와인은 뭔가요?', '다른 내추럴 와인 바를 추천해 주세요'라고 일일이 치면서 시작했죠.
내추럴 와인은 어려워요. 같은 와인이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맛이 달라지고, 어느 지역의 어떤 품종 포도를 쓰면 이런 맛이 난다 정의하기 쉬운 일반 와인과 달리 예상하지 못한 맛이 나올 때도 있죠. 그런데 가격은 너무 비싸고요.
하지만 그래서 재미있어요. 언제, 어떻게 만들었냐에 따라 맛이 다르고, 대량 생산되지 않아 희소성도 높아요. 비싼만큼 내 취향에 딱 맞는 와인을 만났을 때 기쁨이 더 커요.
그동안의 제 경험을 토대로 내추럴 와인을 경험하시는 분들이 헛돈 쓰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이 시리즈가 기회비용이 최소가 되도록 도와드릴 거예요. 
자, 내추럴 와인에 입문하실 준비 되셨나요? 지금 시작할게요.

내추럴 와인: 컨벤셔널 와인과 이런 게 달라요

장경진

힙한 와인바 가기 전에 알아야 하는 내추럴 와인의 모든 것
내추럴 와인 바와 보틀숍을 운영하며 일찍부터 내추럴 와인을 소개한 저자가 알려드려요. 

요즘 ‘핫플’ 가면 꼭 보이는 내추럴와인, 관련 키워드를 이해하면 제대로 경험할 수 있어요.
- ‘컨벤셔널 와인’과 뭐가 다를까?
- ‘오렌지 와인’, ‘펫낫’은 뭘까?
- 내추럴 와인의 라벨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 여러 생산자가 함께 쓰는 ’브루탈’ 라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