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다섯 편의 글에서는 지구공학, 즉 기후변화를 역전시키기 위한 인공적이고 기술적인 개입을 살펴봤습니다. 인류의 탄소 배출량이 좀처럼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에,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에서도 지구공학을 비롯한 완화 기술을 적극적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권고했던 배경이 있었지요. 그러나 지난 글들에서도 언급했듯이, 완화 기술은 결코 기후 변화를 되돌리는 주된 수단이 될 수는 없습니다. 결국 인류가 탄소 배출량이 지나치게 많은 지금의 산업 구조를 바꿔내지 못한다면 완화 기술은 멸망으로 가는 시간을 조금 늦출 뿐, 머지않아 지구 생태계는 완전히 파괴되고 말 테니까요. 실질적인 온실가스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넷 제로'를 어떻게든 달성해 내야 합니다.

탄소 배출이라고 하면 직접적으로 석탄이나 석유를 태우는 발전소나 운송, 해운, 항공업 등이 먼저 떠오르지요? 하지만 인간의 거의 모든 활동은 에너지를 대량으로 소비합니다. 잠자리를 데우는 난방, 입으로 들어가는 음식, 입고 있는 옷, 살고 있는 집, 심지어 화장실에서 나오는 깨끗한 물까지, 우리가 소비하는 모든 제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는 얼마간 온실가스가 배출될 수밖에 없어요. 따라서 인류의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서는 일상생활에서 시작해서 중화학공업에 이르는 거의 모든 부분을 들여다봐야 하지요. 앞으로 네 편의 글에서는 작게는 소변의 재활용을, 크게는 핵융합 발전에 이르는 혁신 기술 네 가지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첫 번째로 소개할 기술은 지속 가능한 배터리 산업, 배터리의 재활용입니다. 앞으로 적어도 수십 년간, 전기 에너지를 저장하고 옮길 수 있는 배터리는 인류의 에너지 전환에서 아주 중요한 축을 차지할 거예요.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해서 현대 문명을 완전히 포기할 수는 없으니 우리는 에너지를 끊임없이 소비해야 합니다. 앞으로는 거의 모든 에너지를 전기 형태로 소비해야 할 거예요. 휘발유나 디젤 자동차를 전기 자동차로 바꾸고, 도시가스나 LPG를 사용하는 난방 설비를 전열 장치로 바꾸는 식이지요. 석탄을 태워서 돌아가는 화력 발전소를 없애고 풍력 발전과 태양광 발전으로 넘어가야 합니다. 어쩌면 가스레인지를 없애고 인덕션이나 하이라이트로 모두 바꿔야 할 수도 있겠네요. 이 움직임을 

모든 것의 전기화(electrification of everything)

지난 다섯 편의 글에서는 지구공학, 즉 기후변화를 역전시키기 위한 인공적이고 기술적인 개입을 살펴봤습니다. 인류의 탄소 배출량이 좀처럼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에,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에서도 지구공학을 비롯한 완화 기술을 적극적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권고했던 배경이 있었지요. 그러나 지난 글들에서도 언급했듯이, 완화 기술은 결코 기후 변화를 되돌리는 주된 수단이 될 수는 없습니다. 결국 인류가 탄소 배출량이 지나치게 많은 지금의 산업 구조를 바꿔내지 못한다면 완화 기술은 멸망으로 가는 시간을 조금 늦출 뿐, 머지않아 지구 생태계는 완전히 파괴되고 말 테니까요. 실질적인 온실가스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넷 제로'를 어떻게든 달성해 내야 합니다.
탄소 배출이라고 하면 직접적으로 석탄이나 석유를 태우는 발전소나 운송, 해운, 항공업 등이 먼저 떠오르지요? 하지만 인간의 거의 모든 활동은 에너지를 대량으로 소비합니다. 잠자리를 데우는 난방, 입으로 들어가는 음식, 입고 있는 옷, 살고 있는 집, 심지어 화장실에서 나오는 깨끗한 물까지, 우리가 소비하는 모든 제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는 얼마간 온실가스가 배출될 수밖에 없어요. 따라서 인류의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서는 일상생활에서 시작해서 중화학공업에 이르는 거의 모든 부분을 들여다봐야 하지요. 앞으로 네 편의 글에서는 작게는 소변의 재활용을, 크게는 핵융합 발전에 이르는 혁신 기술 네 가지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첫 번째로 소개할 기술은 지속 가능한 배터리 산업, 배터리의 재활용입니다. 앞으로 적어도 수십 년간, 전기 에너지를 저장하고 옮길 수 있는 배터리는 인류의 에너지 전환에서 아주 중요한 축을 차지할 거예요.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해서 현대 문명을 완전히 포기할 수는 없으니 우리는 에너지를 끊임없이 소비해야 합니다. 앞으로는 거의 모든 에너지를 전기 형태로 소비해야 할 거예요. 휘발유나 디젤 자동차를 전기 자동차로 바꾸고, 도시가스나 LPG를 사용하는 난방 설비를 전열 장치로 바꾸는 식이지요. 석탄을 태워서 돌아가는 화력 발전소를 없애고 풍력 발전과 태양광 발전으로 넘어가야 합니다. 어쩌면 가스레인지를 없애고 인덕션이나 하이라이트로 모두 바꿔야 할 수도 있겠네요. 이 움직임을 모든 것의 전기화(electrification of everything)라고 부릅니다.

블랙 매스: 버려진 배터리를 다시 배터리로 만들다

여원

공학 박사 크리에이터가 전하는 기후 위기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첨단 기술 이야기

블랙 매스: 버려진 배터리를 다시 배터리로 만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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