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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의 시대

서점의 역사에 관한 책을 쓴다고 하면 돌아오는 반응은 둘 중 하나였다. 놀람과 의아함. 전자가 호기심과 반가움의 표현이라면, 후자는 집필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었다. 서점의 역사에 관심이 있던 나조차 이 여정을 무사히 마칠 수 있을지 반신반의했다. 그런데 후자는 서점을 정적이고 고정된 공간으로 이해한 데서 비롯된 반응이 아니었을까. 언뜻 보기에 서점은 진열된 책의 집합소에 지나지 않으니 말이다. 뚜껑을 열어보니, 그렇지 않았다. 서점은 역동적이었다. 새로운 사상과 지식을 전파하는 곳이기도 했고, 독자와 책을 이으며, 때로는 ‘불온한 사상’의 출처로 탄압받기도 했다. 그런 점에서 서점은 표현의 자유가 얼마나 보장되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리트머스 종이와 같았다. 지금도 서점은 책이라는 상품을 사고파는 상업적 공간인 동시에 사회문화적 성격을 띤 역사의 장소와 다르지 않다. 우리 서점이 걸어온 발자취를 쭉 따라가보는 일은 각 시기의 지성사와 문화사를 살펴보는 작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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